태극전사, 이란 40년 무패신화 깼다
[올림픽예선] 이란에 1-0 승리 - 이천수 결승골 작렬
 
강성태 기자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40년동안 홈경기 무패라는 이란의 축구역사를 깨고, 탄핵정국으로 시름에 젖어있던 국민들에게 승전보를 전해왔다.

한국은 17일 밤 9시 20분께(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경기장에서 열린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이란을 1-0으로 물리치고 아테네올림픽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날의 히어로는 스페인에서 날아온 태극전사 이천수. 이천수는 전반 종료직전 결정적인 찬스에서 상대 골문을 맞혀 "골대의 불운"이라는 축구계의 정설처럼 한때 불운이 예상됐지만 후반 15분께 결승골을 작렬시켜 이 정설마저 무색케 만들었다.

한국은 이천수의 결승골에 힘입어 지난 중국전에 이어 쾌조의 2연승으로 승점 6을 확보하며 A조 단독 선두로 올라서 아테네올림픽 본선 티켓 확보에 8부능선을 넘어섰다.

한국대표팀은 전반 10분가량은 탐색전을 펼치며 서서히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공격 흐름을 주도하던 한국은 전반 23분 이란의 카비에게 결정적인 골 찬스를 내주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국은 전반 39분 조재진의 헤딩 어시스트에 이은 이천수의 오른발 슈팅이 상대 골문을 막고 나오는 바람에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후반전은 이란의 거센 압박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오히려 이란에게 내줬다. 후반들어 거칠게 공격일변도로 나온 이란은 패스 성공률과 골 점유율 면에서도 한국팀을 압질렀으나 스페인에서 공수된 이천수의 한방이 경기를 뒤집었다.

이천수는 후반 15분 조재진이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에서 올려준 볼을 상대 골문으로 치고 들어가 수비수 한명을 가볍게 제쳐내고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통렬한 슈팅을 날려 40년 동안 닫혀있던 이란의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팀은 지난 64년 이후 40년만에 처음으로 테헤란에서 이란 올림픽대표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팀이 됐고, 이천수의 천금같은 결승골은 이란의 축구역사를 무너뜨렸다.

한편 이천수는 골을 넣은 뒤 탄핵정국으로 침체된 한국의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여 일어나라"는 특유의 속옷 세리머니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천수는 경기 직후 가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3차례나 골 세리머니를 준비했었는데 오랜만에 골을 넣어 너무 기쁘다"면서 "국민이 기뻐할 메시지를 한국에 전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입력: 2004/03/18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