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성화 국빈대우
서울시청앞에서 하룻밤 지새고 만리장성으로
 
공명옥 기자

인간이 아닌 물건으로서는 큰 손님 국빈이 도착했다. 다름아닌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성화가 그 주인공.

인류의 화합과 평화를 기원하는 2004 아테네올림픽 성화가 7일 서울 하늘을 밝혀 마치 서울올림픽의 환희를 되 새기는 듯 했다.

이날 오전 8시 인천공항을 통해 도착한 성화는 낮 12시 반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광장을 출발, 잠실올림픽경기장-영등포-여의도-광화문-동대문-을지로를 거쳐 시청까지 120개 구간 48km달린 끝에 오후 7시 15분 서울 시청앞 광장에 도착했다.

이날 성화를 밝힌 주인공은 황영조 심권호 이봉주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 차범근 선동렬 서장훈 등 스포츠 스타, 권상우 이효리 박정아 NRG 등 연예인은 물론 청소년.여성.노인.장애인 등 각 계층을 망라한 120명의 자랑스러운 한국인들로 구성됐다.

봉송 주자 120명은 이번 지구촌 릴레이를 공식 후원하는 삼성전자와 코카콜라가 각각 32명, 40명씩 선정했고, 나머지는 서울시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추천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11월 어린아이를 구하려다 두 발목이 잘리는 중상을 입은 "아름다운 철도인" 김행균 씨는 의족에 의지한 채 400m 구간을 소화해 연도에 선 시민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또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시각장애인 김예진 씨는 안내견의 도움을 받아 6번째 구간을 무난히 소화하며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7일 밤 서울시청 앞 광장에 안치된 성화는 하룻밤을 보낸 뒤 8일 새벽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한다.

박상언 기자[성화봉송 이모저모]○···"소외당하고 고통받는 모든 분들에게 꿈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쁩니다."2004아테네올림픽 성화 서울 봉송에 참가한 1급 시각장애인 김예진(26.이화여대 특수교육과)씨가 7일 오전 안내견 세미(9살.암컷)의 도움을 받아 평화와 화합의 불씨를 들고 달렸다.

김씨가 올림픽 성화 서울 봉송의 6번째 주자로 선정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버스정류장 부근에서 400m 구간을 책임진 것.

김씨는 "집 근처 공원에서 물병을 들고 봉송 연습을 했다. 힘들지만 뜻깊은 세계적인 행사에 참가하게 돼 인생의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우리 선수들도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효녀골퍼" 김소희도 봉송 참가 =○···지난 4일 한국여자프로골프 레이크사이드오픈에서 암 투병 중인 아버지의 쾌유를 바라며 "아빠 사랑해요"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우승까지 일궈낸 "효녀 골퍼" 김소희(22.빈폴골프)가 아테네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전격 발탁됐다.

김소희는 이날 서울 지역 성화 봉송 행사에 주자로 뛰기로 한 32명 가운데 1명이 일신상의 이유로 봉송 기회를 주최측에 반납함에 따라 대체 주자로 뛰는 영광을 안게 됐다.

오후 2시35분부터 흑석동에서 한강대교 남단까지 3분간 성화를 들고 뛴 김소희는 "인류의 화합과 평화를 상징하는 성화 봉송 행사에 주자로 참가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달리는 동안 아버지의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고 말했다.

= 성화 봉송 출발행사 성대하게 열려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서울 송파구 오륜동 평화의 문 광장에서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과 지역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고적대 연주와 뿌리패의 북춤공연 등 식전행사에 이어 진행된 본 행사는 이연택 KOC 위원장의 환영사, 이종인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의 축사에 이어 1948년 런던올림픽 역도 동메달리스트인 김성집 대한체육회 고문의 개식사로 막이 올랐다.

지난 3월25일 아테네에서 채화된 불씨를 들고 호주 시드니와 맬버른, 일본 도쿄를 거쳐 이날 오전 8시 인천공항에 도착한 스피로스 램브리디스 아테네올림픽조직위원회 고문은 램프에 담겨진 성화 불씨로 성화봉에 점화했다.

이어 성화봉을 전달받은 콘스탄틴 드라카키스 그리스 대사는 성화봉을 서울 봉송 첫 주자인 이연택 위원장에게 넘겨줬다.

운동복 차림의 이 회장은 취재진을 위해 간단한 포즈를 취한 뒤 올림픽기념탑 앞까지 서울 봉송 첫 구간(300m)을 달렸다.
기사입력: 2004/06/08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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