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축구(蹴球) 함성이 메아리쳤다(2)
재학생과 동문이 함께 어울린 축구명문답다
 
전도일


‘정다운 맞수, 아름다운 우정’의 강릉일.농축구전(제일고 대 농공고)이 열리는 토요일 오후. 경기시작 2시간전부터 시내 종합경기장에는 차량행열이 이어지고 매표소에는 특석표(1만5천원)는 매진상태이고 일반석표(5천원)만이 팔리고 있었다.

특석(본부석)을 중심으로 남,북쪽 스탠드 일부는 벌써 동문들과 그 가족들이 자리잡았다.

경기장 북쪽 제일고, 남쪽 농공고 차지 관례

종합경기장에서의 두 학교 경기는 남쪽 스탠드는 강릉농공고, 북쪽 스탠드는 강릉제일고(구 강릉상고) 동문들의 자리로 관례화되었는 데 오늘은 본부석도 반으로 나뉘어 각각 차지하고 있다.

본부석 건너편 스탠드에도 북쪽 절반과 남쪽 절반을 제일고와 농공고 재학생 응원단이 각각 자리하는 것도 관례화되어 오늘의 자리배치는 스텐드 원형을 동서로 반을 갈라 남쪽은 농공고 ‘으랏차차 Key-k응원단’의 붉은색으로 북쪽은 제일고 ‘불루 드래곤응원단’은 푸른색으로 통일해 두 학교 학생과 동문들로 구성하고 있다.

재학생 응원단에 질세라 농공고 동문에서는 밴드단과 무용단까지 동원했으며, 제일고도 동문들의 카드섹션에 무용단으로 구성해 경기에 못지않게 응원열기도 뜨겁게 달아 오를 것 같다.

특히. 농공고동문회에서는 월드컵때의 "Be the Reeds"서츠와 ‘으랏차차Key-k’가 새겨진 붉은색 머리수건을 나누어줘 관객석이 온통 붉은색의 바다를 이루는 형상을 하게 했다.

두 학교 동문들의 축구열기를 말해주듯이 나이많은 선배에서부터 갖 졸업한 동문 등 다양한 연령층이 참석했으며, 부인과 자녀까지 응원열기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동문 OB 경기는 제일고가 1:0 승리

오후 3시30분에 첫경기로 두 학교 동문선수간의 전,후반 40분으로 진행되었는 데 축구 명문고 출신들답게 박진감있는 경기로 서로 밀고 밀리는 접전과열띤 응원에 사력을 다했으나 제일고 동문들이 1:0으로 승리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어 식전행사로 제일고 관악부의 연주와 특유의 ‘강릉사투리’도 등장해 관중들에게 볼거리, 웃음거리를 선사하기도 했다.

두 학교의 응원전 볼만해

이어 개막행사로 두학교 동창회장과 기관단체 소개, 이번에 주관하는 제일고동창회장의 개회사, 꽃다발 증정, 선수와 기념촬영 등의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관중석에서는 그 지루함을 이기지 못해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재학생 경기가 임박하자 과연 축구의 도시답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경기장 관람석이 만원을 이뤄 그 열기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월드컵 스타로 제일고 출신인 설기현과 이을용선수가 방문했고, 설선수는 사인볼을 관중들에게 선사하기도 했다.

경기시작과 함께 두 학교 응원단이 준비한 응원전이 펼쳐지면서 브라스밴드의 웅장한 연주 여운과 관중들의 응원열기가 상승 작용해 용호상박(龍虎相搏)의 긴장감과 묘미를 맛볼 수 있었다.

두 학교의 고유 응원가가 수시로 연주되어 관중과 함께 어울림이 이루어지고 강릉농공고는 ‘강릉시민 안녕하슈’, ‘VICYORY" 등의 문자와 박진감있는 율동과 섹션을, 제일고는 동문들의 카드섹션과 함께 힘찬 응원전이 폎쳐지고, 파도타기로 응수하는 등 열전에 돌입했다.

1대1로 비겨 승부차기로 농공고 승리

전통의 흰바탕에 붉은 세로줄 셔츠와 검은색 하의 유니폼의 농공고와 푸른 셔츠에 흰색 하의 유니폼 제일고의 경기는 동문간의 경기에는 비할 수 없게 빠른 스피드와 신선감을 느끼게 할 뿐아니라 동문간의 소속감을 확인하려는 듯 응원의 열기가 고조되면서 긴장감을 느끼게 하였다.

두 학교가 용과 호랑이를 상징하듯이 접전이 계속되다 전반 후반부에 제일고가 득점했고, 후반에도 후반부에는 농공고가 득점 1:1로 비겨 승부차기로 승리를 겨뤘다.

승부차기에서 처음 제일고가 득점했으나 마지막에는 5:4로 농공고가 역전을 해 승리를 거두어 관중들과 동문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오늘 두 학교의 경기를 관전하면서 이런 전통을 가진 학교들이 있고 선,후배들과 그 가족들의 뜨거운 열정과 참여가 있는 한 구도(球都) 강릉의 역사는 끊임없이 계속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게 하였다.




[강릉일.농축구전의 연혁]

강릉일.농전(구 강릉상.농전)은 1920년대 단양절(端陽節:단오)가 강릉지방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면서 15년뒤인 1935년에 강릉농공고의 축구부가 탄생했고, 41년도에 강릉상고(현 강릉제일고)에 축구팀이 만들어 지면서 용호상박의 자웅을 겨루게 되었다. 특히, 1961년에 ‘노암공설운동장’이 건립되면서 두 학교간에 첨예한 대결이 이어지면서 학교간 거치른 대결양상까지 낳게 했었다. 1978년부터는 봄,가을 정기전을 가지면서 더욱 축구의 열기가 더해졌으며, 1982년 봄경기에서 패배한 강릉농고 학생들이 강릉상고로 진입 교문을 떼어가는 불상사로 강릉 남대천을 사이에 두고 시가전을 방불하는 투석전이 벌어지기도 하는 등 극열하기까지 했었다.
 
제일고 재학생응원단이 브라스밴드 연주와 섹션을 보여주고 있디재학생 응원단이 학교의 상징인 호랑이를 형상화하고 있다.전반전 후반부 페널드킥으로 강릉제일고가 먼저 득점을 하였다
기사입력: 2004/06/27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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