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만에 "라이언킹" 이동국 부활
감각적인 위치선정과 탁월한 골감각에 수비가담까지...토탈플레이어로 성숙
 
고희영 기자

"라이언 킹" 이동국은 10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친선경기에서 지난 3년간의 대표팀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는 부활포를 터뜨리며 "본프레레호 1호골"을 터뜨렸다.

본프레레 감독은 10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바레인과의 평가전 후 이동국(25ㆍ광주)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He is an always positive and dangerous player.(그는 항상 긍정적이고 위협적인 선수다)"

이동국은 바레인과의 친선경기에서 경기 시작 2분 만에 환상적인 발리슛을 터뜨리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이날 골은 이동국이 2001년 9월16일 나이지리아와의 친선경기 이후 2년10개월 만에 넣은 것으로 자신의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 통산 10호다. 더욱이 본프레레 감독의 데뷔무대에서 골을 넣어 아시안컵에서도 핵심 선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2년여만에 넣은 골도 골이었지만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바로 눈물의 재기였다. 이동국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직전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해 부진의 늪을 걷기 시작했다. "코엘류호"에서도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또다시 도중하차, 방황을 거듭했다. 당시 대부분의 축구관계자들은 "이동국은 끝"이라고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동국은 죽지 않았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이날 "예전의 이동국이 아니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극찬했다.

 이뿐이 아니라. 이동국에 대한 고정관념도 깨버린 날이었다. 바레인전을 지켜본 축구 관계자들은 "이동국의 움직임과 눈빛이 예전과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선제 결승골뿐만 아니라 여러 차례 위력적인 슈팅을 선보인 이동국은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별칭처럼 따라다니던 "게으른 사자"라는 말을 무색케 할 정도였다.

 이동국은 "나를 짓눌렀던 부담감을 드디어 털어냈다"며 "앞으로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기회가 주어지면 더 나은 모습으로 본프레레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다.


기사입력: 2004/07/12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