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아테네 월계관 쓰겠다 약속
마라톤 인생 전부를 걸고 마지막으로 정상 도전
 
고희영

"제 마라톤 인생 모두를 걸고 국민의 염원을 받들어 기필코 월계관을 쓰겠습니다. 자신있습니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4ㆍ삼성전자)가 자신의 마지막 레이스가 될 아테네올림픽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이봉주 선수에게 있어서 지난 성적은 아쉽기만하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중도포기의 좌절을 겪어야 했고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은메달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이제 은퇴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에서 올림픽 월계관을 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봉주 선수는 15일 유럽으로 떠나기에 앞서 13일 경기 화성 팀 훈련장에서 출사표를 밝혔다. 생애 32번째 풀코스 도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이봉주는 "부담이 크지만 그만큼 자신감도 충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이 온 국민의 염원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마라톤 인생 전부를 걸고 정상 도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봉주 선수는 손기정옹(1936년 베를린올림픽), 황영조(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이어 조국에 세번째 금메달을 안기고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밝혔다.
 
지난 5월부터 충남 공주·중국 쿤밍·강원 횡계 등을 거치며 1~3단계 고강도 훈련을 마친 이봉주는 “무더운 아테네 코스에서 승부의 관건이 될 체력·지구력 보강에 치중했다”며 “부상없이 매일 35~40㎞를 뛰는 강훈련을 소화했고, 몸상태가 상당히 좋아졌다”고 전했다.

이봉주는 첫 기착지인 이탈리아 브레시아에서 시차적응을 마친 뒤 스위스 생모리츠의 해발 1,890m 고지에서 마지막 4단계 체력·스피드 훈련에 나선다. 이어 8월초 그리스로 날아가 아테네 북쪽 100㎞ 떨어진 도시 티바에서 최종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 코스는 표고차(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의 차이)가 최대 250m에 이르러 마라토너들의 체력 소모가 크고, 잘 짜여진 레이스 운영이 필요하다. 오르막의 정점인 32km지점까지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는 지구력이 필요하고, 그 다음부터는 결승선까지의 내리막에 어울리는 스피드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후텁지근하고 고온인 그리스의 날씨도 난적이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극복합니다. 시상대 맨위에 오르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건 개인적인 욕심이기도 하고요.”

이봉주는 가족의 힘을 새로 얻었다. 이봉주의 아테네 꿈은 이제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꼭 아테네에서 그 꿈을 이루기를 기원한다.
기사입력: 2004/07/14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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