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방망이 들고 덕아웃 침입 "집단 난투극"
빈볼 사태로 집단 난투극 발생
 
고희영기자

야구장이 싸움터가 됐다.
 
빈볼 사태로 경기가 얼룩진 것도 모자라 상대편 덕아웃에 난입, 집단 폭력 양상으로 번진 한국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난투극이 일어난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7회 삼성의 공격 때 비롯됐다. 10-5로 앞서 있던 삼성은 7회초 연속안타로 무사 1·2루가 되자 조동찬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번트는 투수-3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지만 그라운드의 분위기는 싸늘해지기 시작했다. 2사 2루에서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간 박한이는 박종호 타석 때 2루 도루까지 시도했다.
 
3번 양준혁이 바뀐 투수 SK 김희걸로부터 사구를 얻어맞자 분위기는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SK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양준혁을 달랬지만 분위기는 이미 걷잡을 수 없게 됐다.
 
12-5로 앞선 8회 삼성 진갑용이 타석에 들어서기 전 SK 덕아웃에서 김기태(35)가 뛰쳐 나와 백스톱 쪽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쏜살같이 삼성 덕아웃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곧바로 SK 선수단도 우르르 뒤를 따랐다. SK 용병 호세 카브레라는 김응룡 삼성 감독 쪽으로 뛰어들었고, 이후 양팀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까지 엉켜 삼성 덕아웃은 일대 소란이 일었다.

삼성 덕아웃에서 호지스와 승강이를 벌이는 브리또를 본 SK 김기태가 싸움을 말리기 위해 경기 도중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삼성 덕아웃으로 뛰어가자 SK 선수들이 일제히 뒤를 따랐고, 두팀 선수들이 삼성 덕아웃 앞에서 한데 엉키며 집단 난투극으로 변해 버렸다.
 
SK 카브레라는 덕아웃 안으로 뛰어들어가 삼성 김응용 감독과 한데 엉켜 드잡이를 벌였고, 이호준은 방망이를 들고 뛰어들어가 의자를 내리쳤다.
 
이후 사태는 급박하게 돌아갔다. 김기태에 이어 두 번째로 삼성 덕아웃에 난입한 카브레라를 김응룡 삼성 감독이 몸으로 막았고 감독을 지키려던 삼성 선수단과 카브레라를 끌어내려던 SK 선수단이 집단 몸싸움을 벌였다.

황석중 경기운영위원은 "상황을 종합한 결과 몸싸움만 있었을 뿐 주먹질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기사입력: 2004/08/06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