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DVD 대체 EVD 발표
가격 낮추고 기존 세계표준 장벽 뚫을지 관심 주목
 
김상욱 기자

중국 정부가 오랫동안 독자 기술표준을 갖는데 꿈이었다. 최근 중국은 세계적으로 이미 널리 펴져 있는 비디오 압축기술인 DVD를 대체할 새로운 포맷인 EVD(Enhanced Versatile Disk)를 발표했다.

EVD의 개발은 경제적인 이유는 물론 문화적인 측면에서 촉발된 점도 없지 않다. 사회주의 국가가 서구 기술표준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EVD의 개발도 이런 맥락에서 출발된 것으로 보인다.

고화질의 새로운 비디오 압축포맷인 EVD는 중국의 고도 경제 성장과 기술발전을 이끌어와 어느 정도 자신감과 높은 의욕을 보여온 중국 국영 경제위원회와 정보산업부의 지원으로 개발됐다.

1999년부터 EVD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고, 베이징 이 월드(Beijing E-World)라는 회사가 이 기술을 개발하고 미국의 온투 테크놀로지(On2 Technologies)가 특허를 출연한 비디오 압축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최근 글로브테크놀로지가 전했다.

중국의 EVD 개발은 중국 고유의 기술을 중국의 제조업계 및 여러 컨소시엄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이 EVD를 사용하면, 중국의 DVD 제조업체들이 DVD 압축기술 특허권을 가진 회사들에게 지불하는 막대한 로열티를 아낄 수 있게 된다는 계산이다.

이와 같은 중국정부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새로 개발된 EVD가 중국이 WTO에 가입한 2001년 약속했던 지적재산권 침해를 뿌리뽑는데 도움이 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EVD포맷 영화 출시가 새로운 압축기술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요소인 점에 비추어 보면 중국정부가 주요 영화 제작사들에게 EVD 포맷의 영화를 출시하도록 요청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문제는 중국 경제의 대부분이 아직 정부에 의해 조정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기술이 중국 내에서 자리잡는 일은 자유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국가들보다는 쉬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DVD가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은 업계에서 EVD의 미래가 그렇게 밝지 만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중국이 다른 품목과 유사하게 세계 DVD 플레이어의 60%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EVD의 국제적 파장이 작다고만 볼 수 없다고 뉴욕의 시장조사업체인 얼라이드 비즈니스인텔리전스는 말한다.

문제는"표준관련 단체나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이 EVD를 인정하는냐 그헐지 않느냐이다.“ 또, DVD를 사용할 수 있는 EVD 플레이어를 만들어야 하고, 결국 중국 제조업체들은 DVD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나아가 EVD가 HDTV가 제공하는 고화질 화면을 녹화하거나 방영하는데 DVD보다 더욱 뛰어나게 설계됐지만, HDTV 시장은 아직 그 규모가 작고, 그나마 한국, 일본 및 유럽 전자회사들이 개발한 각종 표준이 경쟁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은 EVD 플레이어의 가격이 약 2,000 위안 (240불) 정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가격은 제품이 대중화되면 저렴해지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비싼 편임에는 틀림없다. 현재 중국에서 제조된 DVD 플레이어의 가격은 약 700 위안 (85불)에 불과하다.








기사입력: 2003/11/22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