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노래의 이념
 
e-조은뉴스

몇 년전 마이클 잭슨이란 가수가 귀신같은 분장에 온몸을 흔들어 대면서 빠른 템포의 음악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는 광경을 전파를 통해서 보면서 우리는 생소하게 느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젊은이들도 어른들이 보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무슨 주문같은 것을 중얼중얼 외면서 밑도 끝도 없는 그 어려운 긴 가사를 어떻게 외웠는지 온몸을 흔들면서 외쳐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어른들은 모두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우리 기성세대의 낡은 고정관념을 넘어서 변하는 시대에 혹시 불이익이 올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향수에 젖어 추억에만 매달릴 여유가 없다. 한번 비교해서 생각해 보자.

고향 한번 가려면 밤낮 이틀을 가야하는 시대와 2시간이면 500km를 달리는 속도의 시대로 변한 시대. 가만히 서서 자기만이 변하지 않았다고 고향산천 생각하고 컨테이너가 빈번히 움직이는 항구를 갈매기만이 유유히 나는 한가로운 바다로 생각을 고정시켜놓고 손한번 잡아본 옛처녀 생각에 젖어 눈물 젖는 순진한 세대에게 오늘은 분명 만족스러울 수 없을 것이다.

기성세대가 원하든 원치않든 이 시대의 주류는 빠른 템포의 음악에 맞추어 온몸운동과 큰 소리를 질러 스트레스를 동시에 풀수 있는 경제적인 방법을 택하는 록 음악을 즐기는 세대가 이 시대의 주역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배후자의 선택도 이상에 맞지 않으면 거기에 투자된 비용도 기회비용으로 간주하고 재빨리 장부에서 손실금으로 처리하여 다음 결산기에는 영향이 없도록 한다. 적자를 자꾸 이월하여 결국 누적적자가되어 회사 망하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는다. 이제 우리 모두는 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200여년전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이념적 차이로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 두세력들이 의회에서 국사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자리를 같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왕을 옹호하는 왕당파와 개혁을 외치면서 혁명을 주도한 혁명당간의 정체성과 이념적 차이는 그 도를 넘어 충돌 일보직전에 있었다.

원만한 회의진행을 위해서 의장을 중심으로 좌와 우로 나누어 앉게 한 것이 역사상 최초로 좌파와 우파로 불리워진 계기가 된 것이다.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는 아무래도 전통적 가치와 제도를 지키는 것이 유리하다는 우파의 입장이고 기존 질서를 깨고 개혁하는 것이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확신을 갖고있는 좌파와는 요즘 말로 코드가 맞을리 없다. 이런 역사적 근원에서 나온 좌파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에서 이상하게 변형되어 좌파= 공산주의 더 나아가 빨갱이 이런식으로 보수주의 자들이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은 아주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산업화 과정을 먼저거친 서구의 선진국과와는 달리 산업화 과정에서도 중도적인 계층없이 오직 흑백논리에 의한 자기 외 상대는 적이라는 반공이데올로기만을 국민에게 인식시켜온 지배계층의 통치는 200년이나 지난 지금 이념논쟁을 다시 불러 언론마다 보수, 중도, 진보라는 새롭지도 않은 단어를 등장시켜 생각하기도 싫은 잊어야할 추억을 되살리려고 하는 것은 정말 짜증나는 일이다. 성장우선이냐, 분배우선이냐, 매우 중요한 정책이다. 보수, 진보, 이념논쟁 이전의 문제다.

당면 현실에서 이논쟁부터 시작하여 결정하는 것이 현안이다. 논쟁은 정당의 정체성에서부터 시작 될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요번 4. 15 총선은 우리 정치사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 올 것이다.

1950년이후 최초로 노동자의 정당인 민노당의 국회진출이다. 보수세력 및 재계가 무어라고 우려해도 우리 정치현상에 나타난 계급정당인 민노당의 출현을 인정해야 된다. 또한 바람직한 현상이다.

우리는 6. 25 동란을 겪으면서 오직 반공, 보수의 이념만 있었고 진보는 빨갱이라고 인식시켜왔다. 요사이는 좀더 점잖게 색갈론이라고 말하는데 이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가... 이제는 민주화된 사회에서 좀더 성숙한 자세로 보수와 진보의 이념정립부터 필요한 때이다. 민주화, 산업화의 과정을 겪으면서 초기 산업화 그 과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핵심 세력은 불행하게도 어느 계층이 아니라 쿠테타로 집권한 일부 세력이었고 이 세력은 정권의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서 새마을 노래를 유행시켰으며 또 지역감정을 부추겨 오늘날 사회통합을 위한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엄청난 문제를 만들었다. 그래도 늦게나마 민노당이라는 계급정당의 등장과 열린우리당 내의 진보적 인사들이 대거 등장함에 따라 기존 보수세력들과 이념논쟁에서부터 충돌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다만 각기 다른 색깔의 이념이 모여 아주 생산적이며 건설적인 논쟁부터 시작되어야 당위성이 있다.

세계는 모두 글로벌 경쟁속에서 생존게임에 골몰하고 있는데 진보, 중도, 보수등 흘러간 노래만 부르고 있을 것인가? 산
기사입력: 2004/06/09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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