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는 안녕한가?
경주취재본부에 비친 "경주비젼" 긴급진단
 
e-조은뉴스

지난 7일 e-조은뉴스의 경주취재본부가 본격가동했다. 천년고도 경주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래, 과연 경주의 면모가 어떻게 얼마나 세계적으로 변모하고 있는가를 집중조명하기 위한 의도에서 출발한 것이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경주는 신라가 왕성한 국운을 자랑했을 때, 100만인구를 과시하던 역사적 정체성을 지닌 고도다. 더러는 경주가 한 쪽에 치우쳐 발달한 나머지 삼국통일의 기상을 펴는데 미흡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는 있다하더라도 유구한 문화유산의 보고라는 점에서 독특한 이미지를 향유하고 있는 셈이다.

역사에 만일은 상상의 세계에나 존재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만일, 경주가 아닌 서울이나 평양을 도읍으로한 신라였다면 고구려의 옛땅이 저렇게 그대로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고, 당나라와의 관계를 정립한 사대事大주의가 정착하는 계기도 되풀이 되지 않았을 것이란 가설이 그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기도 하다.

어떻든 경주가 유구한 역사 속에서 산자수명한 자연환경의 혜택을 누리며 "살기좋은 천혜의 고장으로 성장발전해 온 사실은, 그 속에서 낳고 자라 숨쉬는 시민들의 무수한 역동적 힘의 결집에서 비롯했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로마가 그렇고 아테네가 그러하며,카이로 베이징이 또한 그러하듯,경주는 그와같은 문화유산의 전승보존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사는 시민들의 풍요로운 문화가치를 드높이는 모습을 한시도 잊을 수 없는 사명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과연 경주시가 세계속에서 천년의 숨결을 펼칠만한 인적인프라를 갖추고 있느냐는 것은 그래서 우리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으며 그것이 이번 취재본부가 가동하게된 동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 열흘간을 돌아볼 때, 우리는 우리가 가져온 상식으 초월하는 놀라운 사실 앞에서 망연자실함을 금할 수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감회다.

세계인이 찾는 경주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 현상"이 고착되고 있는가 하면, 전시戰時도 아닌 평화공존시대에 생사람을 2중으로 사로잡는 무책임한 행정이 버젓이 혼재함을 보았다,

이역만리 이국땅에서 고향에 돌아와 세워놓은 힌 독지가의 기념비적 건물이 턱도없는 임대사업으로 전락한 예는 또 무엇이며, 한발자욱만 외곽으로 벗어나면 땅투기 꾼들의 난개발, 쓰레기 메몰, 폐유로 인한 악취현장이 카메라에 잡히는 무감감한 행정폐기장이 산재한 것은 또 무엇인가? 그러한 경주문화의 사각지대를 목격하면서 우리는 그저 놀라움과 부끄러움을 뛰어넘어 강한 분노마져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 숨길 수없는 감회다.

경주를 이끌고 있는 행정당국의 수준을 읽게하는 이러한 몇가지 사례는 시장市長을 중심으로한 인력인프라에 구멍이 나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며, 시민들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비젼을 짊어진 책임을 다함에 있어 능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도 도리가 없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바로 그러한 그늘진 면에 눈을 돌리기 위해서 경주취재본부가 존재하는 것만은 아니다. 경주의 거울이요 목탁이
기사입력: 2004/06/15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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