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외교정책을 규탄한다.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방패를 들이대라.
 
관리자

故김선일씨 피랍, 피살이 일어난지 벌써 한달이 훌쩍 넘어버렸다. 그동안 노대통령은 감사원의 조사를 통해 사건의 내막을 알아볼 것을 지시했으나, 한달만에 그들이 가지고 돌아온 결과는 “일찍 대사관에 알리지 않은 김천호 사장에게 책임이 있다”라고 밝히며 대사관측의 잘못이 전혀 없는 것처럼 감싸안기에 나선 것이 고작이었다.

정부의 소신없는 외교정책은 비단 전쟁과 테러로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라크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당국이 외교에 많은 힘을 들이지 않는 국가부터 선진국까지 대한민국의 외교정책이란, 자국민들을 빼놓은 외교정책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지나치게 타국을 존중해주는 타성에 젖어 대한민국의 얼굴없는 외교에 대해 규탄하며 김선일씨 피랍과 관련하여 조사기간 중 드러난 당국의 허점투성이 외교에 대해 밝히고자 한다.

오늘자 신문보도로 밝혀졌듯이 외교부, 이라크주재 한국대사관 측은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김선일씨에게 ‘테러를 조심하라’는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미 귀국을 한 한인들에게도 만약에 있을 테러사태에 대해 주의할 것을 촉구하는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이처럼 현재 대사관측은 교민들의 실태에 대해 전혀 파악을 못 하고 있다는 허점을 드러내보였다.

청문회를 비롯하여 사건 진상규명에 따른 조사가 이어졌을 때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은 이미 대사관의 허점 투성이 외교에 대해 간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한 바가 있었다. “왜 사건을 진작에 알리지 않았느냐”라는 질문에 그는 “사실 대사관측에서 알아서 해결이 될 수 있다고 생각지 않았다. 스스로 해결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을 줄 알았다”라고 밝혀 현재 전쟁시국에 대사관측의 역할과 교민들에 대한 관심 및 관리가 얼마나 소흘했는가,를 단면적으로나마 밝혀줄 수 있는 답변을 했다.

대사관의 부실한 관리는 문책받아 마땅하건만, 정부의 지시를 받고 이라크까지 달려간 감사원은 도대체 어떻게 조사를 했길래 아무것도 밝히지 못한 채 모든 책임을 김천호사장에게 돌리려 했단 말인가. 한 달에 걸친 진상규명 조사끝에 “국회 청문회에 맡기겠다”라고 말한 것은 우리 나라의 수사 및 조사학에 있어 서투른 학식을 새삼 느끼게 하는 반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어야 할 감사원이 불성실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도 모자라 대사관을 감싸주는 것은 그들의 역할에 충실치 못했다는 비난을 던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미 죽은 이에게 ‘테러를 조심하라’는 메일을 보낸 한국 대사관. 그들은 진정 어려운 전쟁시국에 피해갈 수 없는 우리의 교민들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이라크 뿐만 아니라 대부분 외국에 사는 교민들은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대사관을 찾을 수 없다. 대사관과 교민회는 적대적 관계이다.”라며 당국의 외교와 관련된 행정정책에 대하여 강하게 불만을 토로하곤 했다. 자국민들의 안녕을 위해 존재해야 할 대사관의 행정 및 외교정책은 언제까지 텅 빈 얼굴을 하고 국민들의 뒷모습만을 바라볼 것인가. 정부는 얼굴없는 현외교정책에 대하여 자국민들을 관리할 수 있는 눈과 자국민들을 위해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입. 그리고 자국민들의 이야기를 잘 들을 수 있는 귀를 그려넣어 만월이 된 얼굴의 외교정책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 스스로가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호신술이 필요한 국가’는 지친 국민들에게 더 이상 필요없는 국가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국가는 언제, 어디서든 국민이 우선시되는 국가이다. 가장 기본적인 국가관이 대한민국 정부에게 그토록 실천하기 어려운, 난제란 말인가? 언제까지 정부를 난도질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정부에게 ‘더이상 칼을 피하려 하지말라. 국민들을 보호 할 수 있는 방패를 들이대라.’는 강한 호소를 전하는 바이다.

기사입력: 2004/08/02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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