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격대장 총리 안녕하실까?
사면초가에 부딫친 열린우리당을 보며
 
박선협大기자

돌격대장 총리의 강경발언으로 정국파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장자방"의 피리소리를 듣고 고향생각에 눈물흘리다 뿔뿔히 도망간 초나라 군사의 고사(古事)가 생각나는 것은 무슨까닭일까.

사면초가(四面楚歌), 바로 이 대목이다. 지금 여당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처한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해 주는 말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어쩌면 그때의 상황과 닮았을까...는 비아냥이 나돌고 있다.

돌격대장을 맡았던 총리와 한나라당은 버티고, 한나라당 빼고 국회를 열수도 없고, 국회파행의 책임은 결국 여당 몫으로 돌아올 것이고…. 국회파행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고민은 수렁에서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초까지만 해도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총리가 유감표명을 할테니 국회에 들어와라’는 요지의 ‘결자해지(結者解之)’ 안을 한나라당이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해찬 총리 규탄대회를 갖는 등 더욱 강하게 여당을 압박했다.

돌격대장을 연출했던 총리에게 국회파행을 끝내기 위한, 좀 더 적극적인 자세, 가령 ‘별도의 유감표명을 하라’고 "꼬리내릴 것"을 요구할 처지도 아니다. 정국은 총리 사과로 해결될 단계를 넘어섰을 뿐 아니라 ‘왜 총리가 사과해야 하느냐’며 반발하는 내부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위기국면이다.

열린우리당의 원내 관계자는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국회파행을 끝내기 위한 ‘묘수’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한나라당을 빼고 국회일정을 강행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또 그럴 생각도 없어 보인다. 4일 우리당 단독으로 진행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천정배 원내대표는 “모든 안건은 한나라당을 비롯한 다른 당과 함께 논의하는게 적절하다”며 최광 국회 예산정책처장 면직동의안 처리를 뒤로 미뤘다.

악화되고 있는 여론도 큰 부담이다. 30%선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던 여당 지지도가 20%대로 떨어진지 오래고, 행정수도 이전무산으로 충청권에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민심이반’도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4대개혁입법·정부 예산안·이라크 파병 연장동의안 처리 등 이번 정기국회에서 열린우리당이 처리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한나라당의 협조 없이 처리 가능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사면초가를 듣고 천지사방으로 돌아 서 "고향앞으로"를 한 장병들을 뒤로한 채 항우는 결국 사랑하는 여인을 작별,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애마 적토마를 강물에 제사지내고는 표표히 파국을 맞고야 말지만 오늘 날 한국의 리딩정당이 차마 그런 불행을 자초할 단계는 아직 아니라는 설도 무성하여, 천하를 태평케할 "장량"의 "만파식적"이 과연 언제 그 소리를 낼지 민초들이 숨을 죽이고 바라보고 있다.

돌격대장 총리는 지금 어디서 안녕히 계실까?
그리고 내내 안녕하실까? 초미의 관심사인 "백척간두 진일보"는 무엇일까?
사면초가를 딛고 한류열풍 씽씽한 홍익의 기상 만개시킬 청출어람은 없음일까?


기사입력: 2004/11/06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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