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꽃밭
 
정성수 시인







산장 이 층
통유리 창가에서 가을빛 한 자락 깔고 앉아
둔덕 비탈 억새꽃밭을 바라본다.
못 다한 사랑, 안타까운 그리움.
감춰 둔 가슴 빗장 열라고
바람은 아까부터 그렇게 억새를 보채는가.
어떤 날 울컥울컥 솟구치는 그 한마디 차마 못하고
아무 일 없었던 것 같은 일상으로 그대 향한 그리운 눈짓.
억새꽃밭에 벌렁 누어
나 또한 억새꽃 될까, 빈 하늘 될까
한 줄기바람으로 억새꽃밭을 하염없이 헤맨다.


기사입력: 2004/04/21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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