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거짓말
 
정성수 시인


영원히 사랑한다고
너는 말했다.
내 눈을 찬찬히 바라보면서
거짓말도 때로는
새빨갛게 가슴을 치는구나.

알고 있다.
이 세상에 영원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천년바위도 비바람을 못 견디어
모래가 되고
동해물도 언젠가는
햇볕에 무릎을 꿇고
바닥을 보일 것이라는 것을.

지금 너의 거짓말에
기분 좋게 속아주마.
그 거짓말
아름다운 거짓말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시작노트 : 내게 거짓말을 해봐. 내 눈을 보면서---나도 너의 눈을 보면서 그 거짓말을 듣고 싶어, 영원히 사랑한다고 새빨갛게 말해 줘. 네 가슴도 지금 새빨갛구나. 그 핏빛 속으로 나를 밀어 넣는다, 지금 당장에.



기사입력: 2004/04/25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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