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친구야
 
정성수 시인



친구야, 그대를 만났으니
어찌 그냥 가랴.
꼭 말을 해야 맛인가.
그 백과부네 족발 집이라고.

술잔을 앞에 놓고
그대 술잔이 더 깊은지
내 술잔이 더 깊은지
재보면 재볼수록 깊어 가는 그대로다.

부어라, 마셔라.
한 참 동안 마셨더니
술잔에 달 하나 떠
나를 보며 웃고 있네.

친구야, 친구야.
오늘이 좋아라.
내일 일은 내일이고
한 잔 더, 딱 한 잔만 더
들게나, 친구야.









**시작노트 : 내 친구가 몇이더라? 손가락을 꼽아보니 세 손가락이 안되는구나. 밥 사주고 술 사줄 때는친구도 그리 많더니 퇴직하고 손주놈 손에 이끌려 길거리를 나서니 모두가 낯선 사람들 뿐이네. 내밥 먹고 내술 먹은 놈들아. 어디로 숨었냐? 이 치사한 놈들아, 어디 나와 봐라.
기사입력: 2004/04/28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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