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오시는 밤
 
정성수 시인

뜰 아래 서걱이는 바람소리는
당신의 한숨인가요.
처마 끝에 지는 낙숫물은
당신의 눈물인가요.

밤은 깊어 잔경殘更으로 가는데
벼갯이에 떨어지는 상념想念들이여.

이 밤
잠못이뤄 뒤척이는 것은
멀리서
아주 멀리서 오시는
님의 발자욱소리에
두 귀를 열어놓은 까닭입니다.

***시작노트 : 가끔은 사랑도 내려놓아야 한다. 얼마나 짐스러운가 사랑을 평생동안 들고 서 있는다는 것이--- 뒤 돌아보면 따라 온 발자국들이 선명하면 할수록 사랑의 무게가 천만근이다. 핸드폰의 목을 졸라라. 잠시 사랑이 잠이 들도록---꿈길에서는 사랑도 새털처럼 가벼우리라.




기사입력: 2004/05/02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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