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별
 
정성수 시인



한 사람을 보내고
술집에 앉아 있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내는 술집을 떠날 수가 없었다.

창밖에는 가을비가 눈물을 찔끔거리고
술병들은 잔을 건네주며
밤새도록 병나발을 불었다.



**시작노트 : 떠나가는 그대 뒷꼭지에 대고 쉰소리로 나팔을 불리라. 그것도 병나팔을 푸르게 푸르게---. 네가 미워서 미치고 싶었던 날들. 오늘 따라 그대 됫통수가 왜 그리 못생겼는지. 오, 그대여. 내 눈이 오래전에 삐었구나. 병나팔을 불면 불수록 작아지는 하염없는 소리여.

기사입력: 2004/05/03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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