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수 시인



지금, 길이 끝나는 곳에서
내가 길을 버리든지
길이 나를 버리든지
결단의 순간에 와 있습니다.

마음이 정해지면
고통의 시간도 함께 끝나는 것을.
그러나
이별의 기간을 길게 갖는다는 것은
서로를 미워하면서 지워지지 않는
눈물 자국을 남기는 일입니다.

당신과 만남이 아름다웠노라 하던
생각이 추해지기 전에
어둠이 거쳐
길이 다시 열리기를
소망합니다. 절실히 간구懇求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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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 미련은 늘 뒷덜미를 잡아 당긴다. 고까짓껏, 고까짓껏. 너 아니면 내가 못살 줄 알고? 입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두 주먹으로 눈물을 훔쳤다. 때로는 자존심이 사랑을 찍어내리기도 한다. 무릎이라도 꿇으면 사랑이 돌아오려나. 절망이 깊으면 깊을수록 희망의 끈을 꽉 웅켜쥐자.



기사입력: 2004/05/07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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