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 - 짝사랑
 
정성수 시인




짝사랑이라는 것은
네가 내게로 와서 가슴에
꽉차는 일이다.
지금은 너와 함께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금은 너를 가질 수 없다는 뜻이다.
너와 함께 할 수 없고
너를 가질 수 없지만
내 안에 네가 있고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처럼
내 안의 네가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행복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일이
짝사랑이라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짝사랑이라고
나는 말한다.
짝사랑은 피를 토해내는 일이다.
짝사랑은 가슴을 도려내는 일이다.

시작노트 : 한 때는 열꽃이 돋은 가슴을 가졌었다. 밤하늘이 하얗다는 것도 알았다. 생각해보니 그 때가 내 생애의 가장 빛나던 시간들이였으리라.지금 감추어둔 사람아. 안개 속 같은 너도 가슴에 꽃 한 송이 피어 붉게 물이 들었느냐. 가슴을 열어다오, 지금 눕고 싶다.


기사입력: 2004/05/15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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