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울 땐 그립다 말하리요
 
정성수


밤새 내내 고샅 어귀에 귀 하나 걸어 두었소.
그대 달빛 밟고 오시려 꽃신코를 재는지
왜이리 늦으시나요.
달은 중천에 걸린 지 오래거늘 바람사 무심하오
마음의 창도 열어 놓고 벌써 노래가 몇 곡이오.
길이 멀다한들 그게 대수요.
사랑이여, 지치지 마오.
골목 그 끝, 여태껏 불 밝힌 창이 바로 내 집이라오.
낙엽 지는 소리에 행여 그대련가, 가슴 조이오.
서산에 달 지기 전에 어서 오오.
그대 그리워하기엔 너무 외로워 그리울 땐 그립다 말하리요.














기사입력: 2004/05/21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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