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미1
 
정성수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면 얼마나 큰 고통이 따르는가를
차라리 그걸 몰랐더라면 덜 고통스러웠으리라.
어느 날, 빈 그물 걷어올리는 강가에서
안개처럼 다가 온 너.
잔잔한 수면을 바람으로 흔들어
내 영혼을 열병으로 빠뜨리고 만다
온 몸에 돋아 난 이 열꽃들이 피어
고통스러우면 고통스러울수록 향기는 더 하느니
아무도 모르게 가슴속에 너를 감춘 채
골방문 꼭꼭 닫는 그 고통은
알고 있던 그것을 차라리 몰랐더라면
지금 덜 고통스러우리라.

기사입력: 2004/05/29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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