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思鄕
 
정성수 시인



내가 멀리 있다고 너를
떠난 것이 아니다.
내가 기억하지 않는다고 너를
잊은 것이 아니다.

눈을 뜨면 아득히 멀리 가 있고
눈을 감으면 아련히 떠올라
콧날을 시큰이는 너는
목마른 날 찾아가는
깊고 깊은
맑고 맑은
고향이라는 이름의 옹달샘인 너는
버릴수도 없고 버림받지도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끈끈한 사람들이 은은한 꿈을 꾸는
내 마음의 영원한 근원이라는 것도.




기사입력: 2004/05/31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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