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갈 一喝 : 돈은 똥이다
 
정성수 시인


돈을
긁어모아 본 적이 없다. 그것은
갈퀴를 모르기 때문이다.
아니, 자루라도 있었더라면
나도 한 번
배가 터지도록 담았을 것이다.

돈을
펑펑 써본 적이 없다. 그것은
목구멍을 막기에도 바빴기 때문이다.
아니, 돈 다발이 있었더라면
나도 한 번
한 쪽 다리를 들고 개폼을 잡았을 것이다.

박노인이 말했다.
"이 놈아. 돈돈하면 돌아.
돌아도 좋아?"
옆에서 김노인이 받았다.
"돈은 똥이다.
느그덜, 똥을 먹을래.
아나. 똥"

***시작노트 : 인생은 돈 놓고 돈 먹기--그게 진리라고 말하는 투전판의 노름꾼들아. 손을 잘라도 그 짓을 못 끓는구나. 발가락으로 집어 든 광땡에서 꼬랑내가 난다.화투장이 꽃처럼 피어 미치는구나.

기사입력: 2004/06/05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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