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도 팔자
 
정성수 시인



한 때는 손바닥을
잘 비벼야 한다고 생각했다.

손바닥을 비벼 열이 나면
그 열기로
한 겨울을 춥지 않게
지낼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그런데 걱정이 생겼다.
손바닥을 비비는 동안
손금이 닳아 없어질 것이고
땅은 꺼지지 않을까 두려웠다.

부질없는 생각에
아까운 세월만 탕진하다가
결국, 나는
구더기 무서워 장을 담그지 못했다.

***시작노트 :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는 법. 호랑이 가죽은 욕심이나는데 호랑이가 무섭구나. 두둑한 뱃장이 천하를 훔친다.간이 작은 백성이여. 손가락이나 열나게 빨아라. 짭짤한 그 맛이 우러나올 때 까지 소리도 내지말고-----



기사입력: 2004/06/06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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