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그대라는
 
정성수 시인


꽃을 보기 전 까지는 꽃이
아름답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초여름이 올 때까지
장미꽃이 핀다는 것을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것처럼

알았습니다.
그대가 내게 다가왔을 때
비로소
당신이 장미꽃보다 더 붉다는 것을.

세파에 부대끼면서
허전하고 쓸쓸하다고 지쳐 내가 말할 때
꽃은 소리 없이 진실로 피어
꽃밭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생의 의미를 더듬는 나의 적막한 세상에
그대는 마지막 핀 꽃.
꽃지는 그 날 까지 나는
바람으로 그대를 흔들지 않겠습니다.



기사입력: 2004/06/17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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