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놈, 전상서
 
관리자


아들놈아,
남자는 아무데서나 배설을 해서는 안 되느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배설을 하기 위해서
아무데서나 허리띠를 풀다가 돌을 맞았느냐.
너는 길가의 전봇대에 다리하나를 걸치지 말고
아무 여자에게나 너의 흰 피를 쏟아 붓지 마라.
가슴속에 불길이 타오르고 짱짱한 두 다리 사이에
힘이 들어가는 소리에 마음을 두어라.
때로 어른이 되고 싶어 술집보다도 먼저
달려가는 곳이 어디인지 애비들은 다 알고 있단다.
허리띠를 푼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약속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남들이 꽃밭 여기저기 물을 준다고 해서
너도 따라 물을 주지마라. 그들은 취해 있단다.
삶의 고통을 씻어내기 위해서 탕 안으로 들어갈 때
허리띠를 조용조용 풀어야 한다.
하늘을 찌를 듯한 너의 물줄기가 강물이 되어
온 세상을 적실 때 비로소
대지의 주인이 되는 환희를 보아라. 아들놈아,
배설은 희열이 아니라
고통으로 맞이해야 하는 책임이란다.

기사입력: 2004/11/30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