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정성수 시인


그대, 가난한 어제에
비굴하지 않기를.
그대, 오늘 부유해진다 할지라도
오만하지 않기를.

망실의 날들을 절망하지 않기를
포기하지 않기를.
살아가는 일에 연연하지 않기를
혼자되는 세상을
외로워하지 않기를, 눈물짓지 않기를.

탐욕도, 미움도
헛것 같은 모든 것들 다 지우고
그대 안의 나날들이
옥양목처럼
하얗도록 눈부시기를.

그리하여, "오늘,
살아있음을 감사하노라"
진정이도록 말할 수 있는
그대가 되기를
가난한 가슴을 나누는 넉넉한
그대가 되기를.
기사입력: 2005/01/08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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