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터
 
관리자



여기서는 누구라도
손에 쥔 것을 내려놓고
주머니를 뒤집어 보여야 한다.
사랑하는 일도 미워하는 일도
모두 부질없다는 것을 아는
옷을 입고 서 있는 사람들은.
한 평의 땅 마저
갈아엎을 수 없는 육신이나
재로 남아
연기로 피어오르는 영혼이나
빛 바랜 시간들의 무게를
가늠하는 일은
허무하고도 허망한 짓.
인연의 줄에 걸린 젖은
빨래 같은 통곡이
천지간에 애달픈 여기서는
가슴마다 촛불 하나 켜 들고
무릎을 꿇어야 한다.



기사입력: 2005/01/18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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