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초야, 땡초야
 
관리자


옛날 옛적 조선시대에, 한 놈이 있었는데요.
무슨 불만이 그리 많은 지
사는 일이 구린내 난다며 투덜거리고
세상이 아니꼽다고 눈을 흘겨 싸더니만
어느 날, 머리를 밀어버리고
산 속 깊이 들어갔대요.
부처님 앞에 무릎꿇고 두 손 모아
불경을 외우더니
중생을 제도한다고 마을을 들락거리며
낮에는 개장국 집에서 몸보신을 하구요.
밤에는 갓을 쓰고 기생들과 희희덕거렸어요.
그 날도 파루(罷漏)가 넘도록 술에 취해
돌아오면서 그 정신에도 지은 죄가 있어
법당 문을 열어보니
아하~ 아름다운 여인이 소복을 하고
부처님 앞에 다소곳이 앉아서
한 말씀을 마음에 담고 있더래요.
여인의 고운 자태를 바라보니
인간사 가지가지 번뇌가 머리 속에서 윙윙거려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입속으로 중얼거리고
에라 모르겠다. 두 눈을 질끔 감고
뒤에서 덮썩 껴안았데요. 어허,
여인은 바윗덩이처럼 꼼짝도 안하더래요.
깜작놀라 자세히 보니 지장보살이
합장(合掌)을 하고 앉았더래요.
그 길로 달려가
대웅전 뒤뜰, 우물에 몸을 날려 죽었는데요.
그 때부터 그 우물에는
보름이 되면 달 하나 떠서
죄 많은 사람들이 들여다보면 목탁소리를 낸대요.

기사입력: 2005/01/20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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