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 세상의 어머니여
 
관리자



머리칼이 하얀 어머니가
자식 집에 가는 까닭은
늙고 병든 몸을 의탁하고자 함이 아니라
늦둥이 막내 손주놈에게
건포도 같은 젖꼭지를 물리고
말만한 큰손녀 딸의
서답을 빨아주고 싶어서이다.
그 어머니는 아직도 철들지 않은
아들의 술국을 끓이기 위해
오늘도 새벽을 열고
양변기의 입을 틀어막아 물소리를 죽인다.
새끼들의 삶의 흔적이 떨어진
방을 훔치는 치맛단이
방바닥을 스칠 때마다
족적따라 온 방안에 찍힌
어머니의 희미한 지문(指紋)에
사람들은 어버이날만 엎드려 이마를 대더라.


기사입력: 2005/02/05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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