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과善惡果
 
정성수 시인



사과나무에서 사과 하나가
땅으로
툭 떨어졌다.
더 이상 익을 필요가 없으니
지상에 내려 와
새싹을 틔워야 한다는
여호와의 말씀에
쑥스럽게 웃으면서.

구멍 속 사탄이 어젯밤
하와를
사과나무 아래로 꾀어내어
밤새도록 사과나무를
흔들어댔다는 것을
별들도 다 알고 있는데
사과나무는
저만 모르고 있었다.

그 때
여호와의 노여움을 사
사과는 아담스 애플이 되어
남자는
목소리를 낼 때마다 죗값으로
땀 흘려 가족을 부양해야 했으니.
여자는
남편을 섬기며
아담스 애플을 웅켜잡고
산고를 겪어야 했으니.



기사입력: 2005/02/10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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