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추反芻
 
정성수 시인



돌아보는 것은 모두가 옛날이다.
추억도 돌아보면 저려오는데
하굣길 골목 포장마차에서
다이어트를 걱정하며
붕어빵을 사먹는 계집아이들을 보니
불현듯 추억의 비린내가 난다.
풀빵이 희망이었던 시절
이리역 앞
저녁 통학기차를 기다리던 허기도
따뜻하게 그리워지는데
설탕접시에 혀를 박고 핥아대던
마지막 풀빵 하나
그리움의 허기가 되는데
사는 일에 생채기가 난 쓸쓸한 오늘
남루도 쓰다듬으면 쓰다듬을 수록
따뜻한 그림움이 된다.



기사입력: 2005/02/11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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