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다 공원
 
관리자



누구든지 파고다 공원에 가보라.
거기, 늙은 비둘기 몇 마리
옹기종기 모여서
늦가을 햇살을 주워먹고 있다.
어떤 놈은 날개를 잃고 퍼덕이고
어떤 놈은 주둥이가 시원찮다.

털갈이를 하는 동안
하늘을 비상하는 일은 사치였다.
털갈이를 하는 동안
씨는 많이 뿌렸지만 열매는 적었다.

파고다 공원의 늙은 비둘기들은
돌아 갈 둥지가 없거니.
파고다 공원에서는
“세상에 세상에” 하며 우는
털 빠진 비둘기들을 보아야 한다
새끼들을 데리고
파고다 공원으로 나들이 가는 사람들은.


기사입력: 2005/02/11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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