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거寓居
 
관리자



마당에 멍석을 깔고
네다리 소나무 소반에서
호박잎을 된장에 찍어
보리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네.
팔베개를 베고 하늘을 보니
밤하늘에는 총총 별이 반짝이고
삼베바짓가랑이 사이로
바람들어 오는 은근한 기분을
친구는 아는가.
모깃불이 메케하게 코를 찌르는 이 밤.
자네 아파트에도
하늘은 있는가. 별이 보이는가.
친구, 자네 한 번.
내 우거에 올랑가.
막걸리가 초(酸)된지도 한 참인데
마당 건너
대문 가는 길이 먼 것은
자네의 빈 잔이 깊기 때문이라네.


기사입력: 2005/02/12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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