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관리자



한 자(一尺)도 더 쌓인 눈 속에
한 자(一尺)도 더 깊게
내 마음이 묻혔다.
이웃의 왕래가 끊긴지 며칠이고.
친구의 소식이 끊긴지 오래이다.
저 눈이 녹을 때쯤이면
이 겨울이 다 가서
세상 모든 것들이 다 녹으리라.

봄이 오면 또 꽃이 피듯이
산은 강을 불러내어
강은 산을 불러내어
잊어버린 사람들은 잊어버린 사람들끼리
인연의 끈을 찾아 마음을 묶어
산이 강을 업고 달리듯이
강이 산을 안고 흐르듯이
서로의 삶을 염려하고 지고.



기사입력: 2005/02/14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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