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상승
 
정성수



발바닥이 불이 나도록 뛰어봐도 별 볼일 없다며
길 위에 주저앉은 사람아.

늘 뒤쳐지는 것은 나뿐이고 되는 일이 없다며
애통히 하지 마라.

올라간다는 것은 그렇게 밥먹듯이 쉬운 일이 아니다.

계룡산에서 십년을 도(道) 닦았다는 그 사내의 말이
당신은 고단한 팔자라서
작은 말이 큰산을 넘어 가는 형상이라며 기를 죽인다.
복권을 긁어도 늘 꽝이며
줄을 서도 언제나 바로 앞에서 짤리는 것은
사람마다 할 일이 있고 서 있어야 할 위치가 있기 때문이다.

늘 자세를 낮추는 일에 이골이 났지만
기회만 온다면 웅켜잡고
한 번은 허리를 펴고 싶다는 알량한 생각이
한바탕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후회하리라.

제자리에서 제몫을 다하는 일이야말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일이다.
기사입력: 2005/03/15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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