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네 집
 
정성수



밤마다 달이
그 여자네 집에 놀러 가는 것은
그 여자네 집에는
대문이 없기 때문이다.

세상은
사랑하는 사람보다 적들이 많아
집집마다 담을 높게 쌓고
글자를 아는 사람들만 들어오라 하며
문패를 달아 놓는다.

이 밤, 그 여자네 집에는
세상을 비춰 줄 달을 걸어두고 싶어하는
그 여자의 기다림이
안마당에 밤새 서성서성 서성이고 있다.

기사입력: 2005/03/16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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