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네 뒷집
 
정성수



잔솔들이 다복다복 주저앉아 있는 오솔길을
오솔오솔 걸어가서
오솔길 끝나는 그 끄트머리에
눈짓이라도 보내면
금방 허기에 쓰러질 것 같은
산막 같은 집 한 채.

바짓가랑이를 걷어올린 논두렁이 길면 길수록
송아지 울음소리에 저녁 연기 묻어 나
긴 긴 여름 해가 어둑어둑 돌아오는 집.

어쩌다 달빛이 놀러오는
키 작은 그 남자가 혼자 사는 집.

그 여자네 뒷집.
기사입력: 2005/03/17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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