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 생
 
정성수 시인



한 알의 사과가
이 세상 누군가의
배를 부르게 할 수 있다면
기꺼이 붉은
사과가 되겠습니다.

흐르는 물이
이 세상 누군가의
가슴을 적실 수 있다면
그 가슴 어루만지는
강물이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가난한 사람들의 주린 창자를 채우고
사랑의 눈물이 뜨겁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
서럽도록 이 한 몸 받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기사입력: 2005/03/23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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