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축구부 화재참사 벌써 잊혀져
지역교육청, "학교 추모계획 없다" 밝혀..
 
유명조 기자

2003년 3월26일 천안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에서 화재가 발생, 축구 꿈나무들이 뜨거운 불길속에서 엄마, 아빠에게 살려달라고 소리치다 끝내 축구의 꿈을 접어야 했던 화재 참사가 발생한지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전국민을 안타깝게 했던 화재참사는 전국민의 성금모금운동으로 확산됐고, 급기야 추모비를 세우기에 이르렀으며, 지난해 3월26일에는 천안초등학교 교정에서 1주기 추모식이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2년이 흐른 현재 지역교육계는 천안초 화재참사를 망각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천안초등학교 교정에는 화마가 휩쓸고 간 9명 어린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비만이 오늘도 외로이 서있다. 참사 2주년 이라는 걸 알고 있는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추모비는 아무런 말이 없다.
 
천안신문에 따르면 실제 2주기 추모식은 계획조차 없었다고 한다.
 
지난 23일 천안초등학교를 방문, 2주기 추모식계획을 물었으나 이모 교장과 천모 교감은 26일이 천안초등학교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 날인지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또, 3월 발령으로 학교를 충분히 파악하지 않았다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말도 안되는 일이다.
 
당연히 전 국민이 관심을 보였던 만큼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좋지 않은 과거를 다시 들추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밝히면서 26일이 매월 넷째주 시행되는 주5일제 수업이 시행되기에 추모식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말도 안되는 답변을 내놓았다.
 
천안교육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천안교육청 역시 어린 영혼들의 넋을 기리고 학교시설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려는 일체의 계획이 없었으며 화재참사발생일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와함께 교육청 관계자는 ‘1주기 추모식이 의미가 있을 뿐, 다시 상기해서 좋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전국을 경악과 충격속에 몰아넣었던 천안초 화재참사가 2주기를 맞으면서 지역교육계에서부터 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2004년 3월26일, 당시 충청남도교육청 우형식 부교육감, 천안교육청 김평산 교육장, 성무용 시장, 국회의원, 시의원 등 지역인사들이 참가해 헌화를 하고 이날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통렬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되 살아 난다.
 
불과 한해전 일이 다시 잊혀지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축구를 좋아해 열정을 쏟아부었던 어린 초등학생들. 이제는 축구의 꿈을 미련없이 버리고 편안한 곳에서 편히 쉬고 있을 축구 꿈나무들에게 두 번 상처를 주고 있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늦어더라도 2주기 추모를 열러야 한다고 본다.  
기사입력: 2005/03/29 [11:37]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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