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한번 받아보자" 교단 의지 확인 큰 성과
 
강명기
교육인적자원부가 17일 교원평가제 시범학교 48개교를 선정 발표한 것은 이 제도의 시범도입이 ‘절반 능선’을 넘어선 것을 의미한다.

교원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와 연가투쟁 등 반대 목소리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한 때 시범평가 제도가 좌초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어려운 고비 때마다 학부모단체들과 일반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가 뒤따르면서 시범학교 신청 및 선정 절차가 이날로 완료될 수 있었다.

긴장과 대결국면을 계속해왔던 교원평가제가 시범학교 선정을 마무리짓고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사진은 지난 4일의 교육부와 관련단체간의 협의 장면)

시범학교 지원 통해 교원 적극 참여 유도

전교조의 새로운 연가투쟁 선언에 따라, 시범학교에 대한 다양한 방해 활동 등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론을 무시한 강경투쟁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교육부는 시범학교에 대한 효과적인 지원을 통해 시범평가가 교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마무리되도록 하는 일이 제도 안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함께 발표된 ‘교원 수업시수 감축 및 업무경감 방안’ ‘교원 양성 연수 승진제도 개선방안’은 교원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되는 동시에, 교원단체들의 교원평가제 반대 명분을 크게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에 교원단체들이 요구했던 교원 증원, 수업시간 단축, 행정업무 경감, 연수·승진제도 개선 등이 모두 포함됐기 때문에 교원평가제 반대를 위한 강경투쟁의 동력은 상당부분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게 교단 안팎의 분석이다.

교육부는 교원평가제 실시 주체들을 중심으로 제도 도입 자체와 관련한 논란은 한풀 꺾이면서 평가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평가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진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시범학교 선정 실무를 맡았던 강정길 교원정책과장은 “전교조 교사 등의 항의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다소 적은 학교가 신청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이번 신청을 통해 교원평가제에 대한 교단의 의지를 확인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강 과장은 “실제로 학교장과 교원들의 강한 의지가 없었으면 신청자체가 어려웠던 상황이나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들 100%가 찬성할 정도의 열기를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큰 고비 넘겨…"교사들 대세 인정해야"

강 과장은 “시범학교 선정을 완료함으로써 일단 큰 고비를 넘어선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이번 시범평가를 통해 교사들 사이에서 ‘교원평가, 우려만큼 심각한 일이 아니다’ ‘받아볼 만한 것’이라는 정도의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과 학부모 단체도 큰 변수가 없는 한 시범실시가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지역 시범학교로 선정된 서울사대부고 강사민 교장은 “우리 학교도 일부 반대하는 선생님들이 있었지만 ‘교원평가가 대세라면 우리가 먼저 받아보자’ ‘사명감을 가지고 한번 해보자’는 의견들이 많아 쉽게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 교장은 “많은 교사들이 ‘제도가 확대될 때 바른 틀을 만들어 교원과 교육 전체의 수준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각오를 했다”며 “이런 의지라면 우리 학교가 충분히 모델케이스를 만들어 내년 2학기의 제도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참교육학부모회 박이선 정책위원장은 “평가받는 교사들의 전면적 동감 속에 제도 도입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제 교원들도 평가에서 제외될 수 없다는 대세를 인정하고, 남은 과정에서도 교육부와 교원단체가 대화를 계속하면서 당국과 교원단체가 함께 가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기사입력: 2005/11/18 [22:52]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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