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란대문에서 얻는 교훈
 
홍경석

 
 
우리집은 유선방송으로 TV를 시청한다.
그래서 시도 때도 없이 과거에 개봉했던 영화를 보여준다.
오늘 새벽엔 파란 대문이라는 국산영화를 방송했는데
느끼는 바 적지 않아 펜을 들었다.
서울의 창녀촌이 철거되면서 진아(이지은 분)는
포항의 새장 여인숙으로 오게 된다.
그곳에는 진아의 동갑내기 여대생인 혜미(이혜은 분)와
그의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현우(안재모 분)가
한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진아가 오면서부터 밤이면 밤마다 생계를 목적으로 손님방에
들어가야 하는 여자(진아)와 그저 여대생으로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여자(혜미)의 갈등이 시작된다.
몸을 파는 진아를 혜미는 극도로 경멸한다.
진아는 혜미의 남자 친구 진호와 관계를 가질 상황에 놓이게 되고
급기야는 혜미의 아버지와 현우도 진아와 관계를 가지는 등
파란 대문 안의 갈등은 그야말로 파란(波瀾)의 최고조에 이른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어야 할 젊은 날
동시대(同時代)의 살아가는 두 여자의 대비되는 환경과
여기에 더해진 두 사람간의 미묘한 性 심리가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 이 영화의 백미다.
性을 파는 반면 性으로부터 자유로운 진아와 닫히고 위선적인 性 모랄을
지니고 있는 혜미는 마치 불과 물과도 같다.
진아는 자신의 누드 사진이 파문으로 확산되자 급기야 자살을 기도하기에 이른다.
그러자 뒤늦게 혜미는 서로의 일상에서 진아와 수많은 공통점을 발견하곤
두 사람 사이에 놓인 性이라는 이질감을 화해의 매개로 전환시킨다.
혜미는 진아에게 우정을 표하는 수단으로 자신의 性을 사용하는
파격적인 일을 벌이고 한계를 넘어선 두 사람의 따뜻한 우정은
비로소 파란 대문 안을 가득 채운다.
흥행보다는 문제작을 남기기로 유명한 김기덕 감독의 작품인
이 영화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어떤 갈등과 이슈를 되돌아보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영화다.
새해를 불과 닷새 앞두고 올해의 커다란 사건과 사고들을 돌이켜 본다.
우선 압권은 역시나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복제와 연관된
해프닝과 우여곡절이 단연 돋보인다.
다음으론 군대 총기 난사사건이 있었으며 연예인 x파일 사건도 눈에 띈다.
부동산 가격 폭등 및 주가 급등 또한 간과하기 어려우며
경기 회복의 지지부진 및 성장률의 저하 또한 우리 사회를
빈부격차 심화의 수렁으로 밀어넣었다.
도청사건 파문 또한 가뜩이나 흉흉한 불신사회를
더욱 확산케 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음은 물론이다.
누구라도 새해를 맞게 되면 바라는 바 적지 않다.
하여 바라건대 도래하는 새해엔 우리 사회에 불신과 거짓, 그리고
비방과 폭로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대신에
신뢰와 정직, 그리고 화해와 긍정이 자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화 파란 대문의 혜미와 진아가 서로를 이해하며
상대방의 아픔을 공유하려는 실천처럼 그렇게.
 
기사입력: 2005/12/26 [11:34]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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