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이라는 산은 누구라도 오르면
내려올 때를 아는 이원종 충북지사를 칭찬한다
 
홍경석


 
오늘 오후 인터넷 뉴스에서 오는 5월의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유력한 지사 후보로 거론되던 이원종(李元鐘) 충북 지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이같은 아름다운 용퇴를 보기란 기실 어려운 법이어서 충북도민들은 물론이요, 전국민들의 격려와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관선 충북지사와 두 차례의 민선 충북지사를 지낸 이 지사는 소속 당인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지역 언론사가 최근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다른 후보군을 압도하고 있으므로 하여 차기 지사는 떼어놓은 당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기에 그를 존경하는 마음은 저도 매한가지입니다.

이처럼 차기에도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사가 최고의 정점에서 용퇴라는 결정을 내린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지하듯 요 며칠간 모 인사의 장관직 내정을 두고 말들이 많았습니다.

장관직 임명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곤 하지만 여하간 그처럼 말들이 많았던 건 그 인사는 장관의 그릇이 아니라는 세간의 비평이 확산된 때문입니다.
 
주지하듯 우리나라는 전관예우가 심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고작 하루만 장관으로 근무를 해도 평생 그의 직함은 "00장관님"으로 회자되는 것입니다. 또한 장관을 하루만 하고 그만두더라도 월급과 퇴직금이 나온다고 합니다.

지방의 도지사는 어찌 보면 대통령이 임면하는 장관보다도 더 권위가 있고 자랑스런 자리라 하겠습니다.  그 자리는 아부나 잘 하고 선거 때 줄을 잘 서는 따위로 장관이라는 낙점을 받는 일부의 기회주의적 인사와는 달리 철저한 민의(民意)에 의해 선출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은 자리인 때문입니다.

도지사는 명실공히 지방 장관입니다. 아니 어쩌면 지방 대통령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중앙 정부의 일개 장관이 부럽지 않음은 물론이라 하겠습니다. 이원종 충북 지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차기 선거에서의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는 보도는 참으로 요즘 보기 드문 낭보와도 같아 마음 한이 훈훈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이같이 아름다운 용퇴를 보이는 인사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정상이라는 산은 누구라도 오르면 반드시 내려와야만 하는 법입니다. 하지만 그같은 이치와 진리를 모르고 천년 만년 그 산의 정상에서만 안주하고자 하는 실로 어리석은 인사들도 적지 않은 것이 작금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사입력: 2006/01/04 [20:29]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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