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외환은행 8,252억원 낮은 가격에 매각”
박영수 중수부장, 론스타 펀드 관련 수사결과 발표
 
권낙주 기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론스타 펀드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 7일 “외환은행의 매각 과정에서 외환은행 자산은 저평가되고 부실 규모는 부풀려 정상 가격보다 최대 8,252억원의 낮은 가격에 매각됐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박영수 중수부장은 이날  “외환은행의 매각 과정에서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변양호씨와 외환은행장 이강원씨 등이 론스타 펀드 측과 유착돼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에 반해 절차와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의도적으로 외환은행 자산은 저평가하고 부실 규모는 부풀려 정상 가격보다 최소 3,443억원, 최대 8,252억원의 낮은 가격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BIS 비율을 부당하게 낮춰 금융감독위원회로 하여금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게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론스타 펀드가 한국에서 다수의 자산유동화전문회사를 설립한 후 부실채권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자산유동화전문회사간의 수익률을 불법적으로 조작해서 113억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243억원의 업무상 배임행위를 한 사실도 밝혀졌다”고 공개했다.
 
이와 함께 “론스타 펀드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직후, 자회사인 외환카드를 인수 합병하는 과정에서 인수 가격을 낮추기 위해 허위의 감자설을 언론에 유포해 주가를 하락시킴으로써 403억원의 불법이익을 얻은 사실도 확인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을 특경법상 배임죄로, 하종선 변호사를 특가법상 알선수재죄로 구속 기소하는 등 여섯 명을 구속기소했고,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을 특경법상 배임죄로 불구속 기소하는 등 아홉 명을 불구속 기소했으며, 증권거래법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 중인 유회원 론스타 코리아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대법원의 재항고 결정이 이루어지는 대로 기소할 것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외국으로 도주하거나, 외국에 거주하면서 출석에 불응하고 있는 론스타 펀드의 부회장 엘리스 쇼트, 한국 대표 스티븐 리, 법률 고문 마이클 톰슨 등 세 명에 대해서는 증권거래법위반 혐의 등으로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외환은행의 매각 과정에서 업무상의 비위 혐의가 드러난 재경부, 금감위, 금감원의 관계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비위사실과 수사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 등을 관련 자료와 함께 감사원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박영수 중수부장은 “론스타사건 수사는 외국투자펀드회사가 국내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비리 의혹에 대해 진상을 밝히는 것”이라며 “수사대상도 외국투자회사, 정부부처 및 금융기관이고 특히 정책 결정이나 자금집행에 관여한 중요인물과 결정적 자료들이 대부분 외국에 있는 관계로 수사상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그런데다 이 사건을 수사함에 있어 ‘외환은행 매각은 경제부처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주장과 이번 수사를 ‘반외자 정서를 자극하는 포퓰리즘적 수사’라는 일부 해외 언론의 비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수사과정의 어려움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그는 “그러나 국가정책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요구가 있다면 그 절차나 내용에 있어서 원인과 책임이 규명돼야 한다”며 “또한 외국기업이라고 해 차별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국내 자본시장의 규범이나 질서에 어긋날 때는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장은 “이러한 취지에서 검찰은 중앙수사부의 모든 수사역량을 동원해 진상을 규명하는데 최선을 다했으며, 특히 외국의 사모펀드에 대한 수사인 점을 감안해 아무런 편견 없이 글로벌스탠드에 따라 수사절차의 적법성을 준수하면서 엄정하고 철저히 수사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부장은 “이번 수사를 통해 외환은행 매각이 규정과 절차를 지키지 않고 비정상적으로 추진됐고, 매각가격 또한 적정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사건의 배후나 직접적 동기는 수사상 장애로 인해 완벽하게 규명하지는 못했지만 미진한 부분은 중앙수사부에 ‘특별전담팀’을 별도 편성해 계속 수사할 것”고 말했다. [e조은뉴스 기사제휴사=로이슈]
기사입력: 2006/12/08 [13:12]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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