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기대상 시상식 문제 많다
 
이명중 칼럼니스트
방송 3사가 경쟁적으로 마련한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이 또 다시 시청자들의 집중적인 지적을 받고 있다. 지적의 내용은 수상자 남발과 나눠먹기식 수상자 선정이다.

어제 오늘일은 아니지만 올해 방송 3사의 시상식은 예전에 비해 훨씬 심각해지고 대범해졌다는 것이 문제다. 해가 갈수록 시상 트로피가 늘어나고 있는 것. 아무리 시청자들이 눈을 흘겨도 나몰라라하는 방송국의 태도도 못마땅하다. “공공성을 확립한다”는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공허한지를 이번 연말시상식을 통해 알수 있다.
 
30일과 31일 각각 열린 방송3사 시상식은 ‘영화 홍보의 장’이라는 힐난을 받았던 ‘대한민국영화대상’과 함께 꼭 시정되야할 이벤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서 필자는 최근 비슷한 이유로 여론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던 연말 가요시상식과의 형평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연말 가요시상식은 방송사중 SBS만이 계획대로 열렸을 뿐 대부분의 시상식들이 파행적으로 열리거나 아예 행사 자체가 열리지 않아 ‘무의미한 이벤트’로 전락한 느낌이다.
 
가요시상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을때 각 언론은 물론 시민단체까지 나서 ‘난리’를 친 것에 비하면 이번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너무나 온화한 것 같다.
 
한마디로 왜 가요시상식만을 집중적인 공격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가요시상식에만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평평의 원칙에 어긋나다는 것이다.
 
한 인터넷언론의 집계에 따르면 MBC의 경우 최우수상을 비롯 우수상 신인상 등 상당수 부문에서 공동수상을 양산했다. 특히 특별상 부문은 대하사극, 연속극, 단막극 등으로 나누고, 또 다시 세부 부문에서 수상자를 양산하면서 ‘나눠먹기식 시상식’이란 오명을 얻게 됐다.
 
KBS는 ‘신인상’, ‘조연상’, ‘베스트 커플’, ‘우수 연기상’, ‘최우수 연기상’ 등 대부분의 상에서 최소 2명 이상의 공동 수상자를 배출, 시청자들을 아연케 했다. 특히 신인상에서는 남녀 부문 각각 3명씩 총 6명을 수상자로 선정했고, ‘베스트 커플상’에는 무려 4쌍을 선정해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중 역시 민영방송 SBS 연기대상이었다. SBS는 ‘10대스타상’과 ‘뉴스타상’에 각각 10명, 8명을 선정함으로써 방송 3사중 가장 많은 수상자를 양산했다. 본상 15개(남녀 따로 계산) 부문에 수상자가 35명.조연상과 연기상을 미니시리즈와 연속극 부문으로 세분화해 선정, 후보에 오른 수상자에게는 대부분 1개 이상씩 공평하게 상을 나눠줬다.
 
이로인해 이날 참석한 대부분의 배우들이 손에는 트로피가 들려있었고, 이로인해 상의 의미가 너무나 퇴색해버렸다고 한 언론인은 꼬집기도 했다.
 
많은 시청자들도 이번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모시청자는 연기 대상을 시청한 후 게시판에 “특별상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세분화해서 상을 다 퍼주는 시상식이라니….시상식의 권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시청자는 ‘신인상’ 남발을 보고는 “이젠 별별 상을 다 만드는 것 같다. 특히 ‘신인상’을 보고 황당했다. 어떻게 6명이나 줄 수가 있느냐”며 신인상이 아닌 단체상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물론 ‘한해를 마무리하는 방송사들의 잔치이니 만큼 상은 많을수록 좋다’는 일부 의견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해가 갈수록 늘어만 가는 시상식 트로피는 상의 권위와 반비례한다. 지금부터라도 심기일전, 보다 의미있는 상을 만드는 작업을 하면 어떨까…. 한번 건의해 본다. [e조은뉴스 기사제휴사=스포츠월드]
기사입력: 2007/01/02 [13:54]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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