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혁, 모델 출신 세련미 이제그만
새해 소망요?… 원없이 망가지기
 
한준호 기자
▲조동혁     © 스포츠월드

 
성현아와 함께 출연했던 영화 ‘애인’과 지난해 여름 KBS 2TV를 통해 방송됐던 월화드라마 ‘미스터 굿바이’에서 카일 역을 맡아 열연했던 조동혁. 그는 수년간 모델과 연기자를 거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을텐데도 수줍음이 가득한 만년 소년 같은 느낌의 연기자였다. 그가 오는 8일부터 방송되는 SBS의 새 월화드라마 ‘사랑하는 사람아’에서 이상민이라는 역할을 맡았다.
 
“지금까지 여자가 매력을 느끼고 다가오는 남성 역을 맡아왔는데 이번에는 여성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제가 다가가죠. 그래서 조금은 떨리기도 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절절한 사랑 연기를 펼칠 겁니다.”
 
그가 연기한 이상민의 아버지는 돈을 보고 계모와 결혼한다. 이상민은 미국으로 영화 연출 공부를 하고 싶다는 핑계로 떠났다가 아버지의 간곡한 부름으로 귀국한다.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이같은 가정환경 때문에 진정한 사랑을 믿지 못하는 냉소적인 캐릭터인 것.
 
SBS ‘사랑하는 사람아’에는 조동혁을 비롯한 김동완, 박은혜, 황정음, 홍경민 등 기라성 같은 스타 배우들이 출연한다. 한은정이 그가 사랑하는 상희 역을 연기한다. 한은정은 또 김동완, 홍경민 등과도 러브라인을 형성할 예정이다.
 
조동혁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MBC의 ‘주몽’과 두 번째로 맞붙게 된다. 이미 지난해 여름 KBS 2TV의 ‘미스터 굿바이’를 통해 ‘주몽’과 한판 대결을 펼쳤던 것. 그는 이미 한번 ‘주몽’과 붙어봤기 때문인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주어진 연기에 더욱 매진하는 것이 연기자로서의 제대로 된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미 한번 붙어봤어요. ‘주몽’은 국민드라마잖아요. 저는 제게 주어진 역할에만 전념할 거예요. 배우가 시청률을 신경쓰면 제대로 된 연기가 나오겠어요? 배우 조동혁만의 진지하고 열정적인 사랑 연기를 보여드릴 계획이에요.”

조동혁은 영화를 통해 처음 대중에게 연기자로서 얼굴을 알렸다. 영화만 네 작품을 했지만 역시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애인’이다. “연기자로 전업한 후 ‘애인’의 시나리오를 사무실에서 우연히 접했어요. 첫 부분만 읽어보니 굉장히 야한 거예요. ‘이걸 어떻게 영화로 만드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읽다보니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오디션에 응하게 됐지요.”
 
그러나 ‘애인’의 남자 연기자 오디션 경쟁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았다.
 
현역에서 활동 중이던 배우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그가 캐스팅된 이유가 궁금했다. “ 감독님과의 첫 번째 대면에서 저는 너무 떨려서 아무 말도 못했어요. 그런데 1차 관문을 쉽게 통과해서 놀라웠어요. 결국 마지막 관문까지 통과한 후에 감독님과의 술자리가 있었어요. 그 때 감독님께서 제 손을 꼭 잡으시면서 ‘나 좀 도와줘라’고 말씀하셔서 더 놀랐어요.”
 
그가 선택된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가 착하고 순수해 보였기 때문. 그가 ‘애인’에서 맡아야 했던 역할은 착하고 순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감독의 설명이었다. 이후 그는 ‘애인’을 통해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는 배우가 됐다. 조동혁은 이제 ‘세련된 남성’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그의 올 한해 소망은 마음껏 망가지는 역할을 맡아 소화해내는 것이다. 그는 “잘 차려 입기 보다는 망가지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며 “대중으로부터 정말 열심히 사는 배우라고 인정받고 싶다”는 2007년 소망을 전했다.

 
모델 출신 연기자의 성공법
코믹·소박한 연기로 패션모델 선입견 훌훌~

요근래 들어 많은 모델 출신 연기자들이 방송가와 영화계를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최근 영화 ‘조폭마누라3’와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오지호를 비롯해서 드라마 ‘다모’의 김민준, ‘풀하우스’의 김성수, ‘여우야 뭐하니’의 조현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델 출신 배우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 ‘귀신이 산다’와 ‘광복절 특사’의 차승원도 역시 모델 출신 연기자다.
 
그러나 모델과 배우는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모델로 6년간 생활했던 조동혁에 따르면 모델은 프라이드가 무척 강한데다 패션 쇼 무대 위에 서면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때문에 자의식도 강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모델은 기본적인 워킹과 표정을 익힌 후, 몸매 등의 자기 관리에 힘써야 한다.
 
반면에 배우는 프라이드보다는 주어진 배역을 통해 인물을 창조해내야 한다.
 
따라서 ‘조동혁’이 아니라 ‘맡은 역할’로 사람들이 인식할 때 배우는 희열을 느끼게 된다는 설명이다. 모델 출신 연기자들은 첫발을 내딛을 때부터 수려한 외모와 세련된 패션 감각에 걸맞은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러나 이 순간까지는 패션모델의 연장선상에 있는 연기자일뿐이다. 사람들이 ‘저 배우가 패션모델 출신이구나’라는 생각을 품기 시작하면 배우의 이미지는 패션모델의 그것을 넘어서지 못한다.
 
조동혁이 앞으로 “망가지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 것에는 이유가 있다. 기존의 세련된 패션모델 이미지로는 연기자로서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패션모델 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배우는 차승원이다. 그의 현재 이미지는 ‘패션모델 출신 배우’가 아니다. 그는 ‘코믹 연기 전문배우’ 이미지가 더 강하다. 이는 차승원이 그동안 출연해서 성공한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 답이 나온다. 그는 ‘패션모델 출신 배우’라는 이미지가 굳어지기 전에 ‘신라의 달밤’과 같은 코미디 영화를 통해 바로 망가졌던(?) 것이다.
 
이와 함께 조동혁의 모델 1년 선배인 오지호도 모델출신 배우의 또 다른 성공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종영한 ‘환상의 커플’에서 세련된 모습이 아니라 서민적이고 소박한 역할을 선보였고 최근 개봉한 ‘조폭마누라3’에서는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엉뚱한 조폭 역으로 등장한다. 그는 단순히 망가지는 ‘코믹 배우’ 이미지보다 먼저 ‘소박함’으로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서서 인기를 끌고 있다.
 
모델 출신 연기자들도 이처럼 전략적인 대중 접근법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e조은뉴스 기사제휴사=스포츠월드]

기사입력: 2007/01/05 [13:21]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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