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스케줄, 김형은 죽음 불렀다?
 
황용희 기자
개그우먼 김형은의 사망 소식을 전해들은 연예계 관계자들은 연예계 특유의 ‘밀어붙이기식 관행’과 ‘얼렁뚱땅 일처리’가 낳은 아픔이라고 입을 모았다. 관계자들은 아직 사고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아 뭐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동안 이같은 사고가 날 때마다 지적돼 온 ‘안전사고 불감증’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요즘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연예계에는 일반인들이 상상하기도 힘든 결정이 많다”며 “그중에는 전 근대적인 직원 채용 문제와 ‘안되면 되게 하라’는 군대식의 일처리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요즘 엔터테인먼트가 산업화되면서 예전에 비해 체계적이고 시스템적으로 변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 회사가 특별한 기준 없이 직원을 채용함으로써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대처할 만한 위기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상당수라는 것. 전근대적인 ‘얼렁뚱땅 일처리’의 전형이다.
 
이와 함께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해내야만 능력을 인정받는 업계 분위기로 인해 위험천만한 운전을 해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고.
 
또 다른 관계자는 “연예계, 특히 가요계에서는 촌각을 다투는 무리한 스케줄 소화가 자랑 아닌 자랑거리인 것이 사실이다. 인기 있는 연예인일수록 하루 몇 건씩의 바쁜 스케줄이 잡혀 있고 그런 스케줄에 늦지 않게 연예인을 태워가는 것이 매니저의 능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게 이쪽의 현실이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군대식 밀어붙이기 관행’의 문제를 꼬집는 말이다.
 
특히 이같은 사고가 주로 가수들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데서 음반을 내고 짧은 기간 ‘반짝활동’을 하는 가요계의 각성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요즘은 이 분야에서 활동을 원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업계 역시 산업화의 길을 걸으면서 보다 내실있는 인력 충원이 가능해지고, 합리적인 결정에 의한 운영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한 가요 매니저는 “그래도 요즘엔 많이 변했다. ‘서울∼광주 2시간 주파’ 식의 운전방식은 예전의 관행을 뿐이다”고 말해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가 있음을 느끼게 했다. [e조은뉴스 기사제휴사=스포츠월드]
기사입력: 2007/01/11 [11:37]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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