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와 조폭, 그들은 판박이
 
조호열 기자
최근 배우 권상우가 조직폭력배 출신 김태촌씨의 협박 사실을 공개하면서 연예인과 조직폭력배간의 유착관계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7일 오전에는 함승희 변호사가 라디오에 출연, 연예계와 조직폭력배간의 관계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함승희 변호사는 부장검사로 재직 당시 김태촌을 직접 검거한 인물로 김태촌에 대해 “살아있는 조직폭력배의 거물이자 이름 자체가 흉기에 해당하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또 “세금 등 투명하지 못한 사업에 조폭이 관여하게 마련이다. 조폭은 그늘지고 습진 곳에서 사는 곰팡이 같은 존재다. 연예계가 투명하면 조폭 기생의 여지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예계와 조직폭력배와의 관계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관계는 연예계의 수익모델이 드러나지 않는 조직폭력배 세계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고 서로의 분야가 상당부분 일치하는데 원인이 있다.
 
가수, 개그맨등 연예인들의 주수입원으로는 ‘밤무대’가 손꼽힌다. 호텔나이트클럽, 지역 유명 나이트클럽등에 출연해 수익을 만드는 것이다. 일명 ‘업소‘로 구분되는 유흥업소의 대다수가 조직폭력배들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들 업소 조직과 우호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수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또한 지방행사의 경우 그 지방을 관할(?)하는 조직세력과 유대관계를 맺어야 원활한 행사를 할 수 있다. 지난해 2월 유명 가수의 공연이 끝난뒤 뒤풀이에서 공연기획사 대표가 조직폭력배들을 동원해 술자리에 참석하라고 하자 가수측에서 또다른 폭력조직을 동원한 예는 이러한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몇 년간 아시아를 중심으로 형성된 한류의 영향으로 기존 연예기획사들이 외형을 불리기 시작했고 코스닥 상장이 유행처럼 불어닥치면서 많은 자본이 연예계에 유입됐다. 이 과정에서 폭력조직의 검은 자금 역시 상당부분 유입된 것도 사실이다.
 
신인들과의 노예계약, 11:0계약 관행, 무자료 거래의 성행, 당사자들만이 알수 있는 수익분배구조, 천차만별로 책정되는 연예인들의 몸값등 연예계 산업구조가 폭력조직의 생리와 상당부분 일치한다.
 
이처럼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해도 검찰과 경찰의 개입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연예인들은 소속사를 상대로 수익분배와 매니지먼트 소홀 문제로 법적 분쟁을 겪어 왔다. 그러나 소송까지 이어져 판결을 받은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법적 분쟁이 소리소문없이 당사자들 선에서 마무리 되고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분쟁이 생겼을때 소송까지 가지 않고 마무리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조직폭력같은 의도하지 않은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고는 장담할수 없다”고 전했다.
 
국제행사에서조차 특정한 기준이나 판단없이 ‘돈’에만 집중하는 국내 연예계의 수익구조가 조직폭력배들에게 기생하기 좋은 토양을 제공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e조은뉴스 기사제휴사=빅뉴스]
기사입력: 2007/02/08 [12:24]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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