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서포터스 붉은 악마 해체
집행부, 상업화 비난 고심 풀뿌리 응원으로
 
편집부
축구대표팀 공식 서포터스 붉은악마가 해체된다. 또 회원들의 모임 장소였던 서울 대학로 축구쉼터도 올 상반기 중으로 폐쇄된다.

 붉은악마 집행부는 붉은악마가 줄곧 상업화에 따른 비난을 받아 온 것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놓고 고민한 끝에 신붉은악마 선언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거대해진 조직의 일사불란한 응원을 위해 불가피했던 대기업의 후원을 더이상 받지 않기로 한다는 게 골자였다. 받았던 후원 기금을 사회에 환원하고 원래의 풀뿌리 응원으로 돌아가자는 데 붉은악마 대의원들이 뜻을 같이 했다.

 이에 따라 A매치 때마다 멋진 볼거리로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 남았던 대형 태극기 퍼포먼스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놀라운 폭발력을 자랑했던 붉은악마의 조직적인 응원도 더이상 보기 힘들게 됐다. 최대 10만명에 달했던 붉은악마들은 이제 소모임 위주의 순수 서포터스로 돌아가게 된다. 경기장 한쪽 골대 뒤편을 모두 차지하고 단결된 힘을 보였던 붉은악마는 더이상 대한축구협회의 도움을 받아 단체로 표를 구매하지도 않는다.

 요즘 축구쉼터는 붉은악마의 변신 작업이 한창이다. 오랜 동안 축구쉼터를 지켜온 김정연 간사는 조직을 간소화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고 했다. 김 간사는 "붉은악마가 상업화라는 비난을 견뎌낼 수 없었다. 순수하게 축구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소규모 동호회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전국의 붉은악마를 하나로 끌어모았던 홈페이지도 축소됐다. 만만치 않게 유지비용이 들었던 대용량 서버도 줄였다. 전세로 유지해 온 축구쉼터도 조만간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된다.

 뭉클한 감동을 주었던 대형(가로 60m, 세로 40m, 무게 1.5톤) 태극기 퍼포먼스도 더이상 보기 힘들 전망이다. 현재 붉은악마가 A매치 때마다 펼쳤던 응원도구인 대형 태극기는 경기도 하남시 모처에 보관돼 있다. 보관료와 운반비가 적지 않게 든다. 하지만 이제 유지 비용이 없어 그 보관 장소도 마땅치 않다.

 김 간사는 "오는 3월 24일 A매치때 마지막으로 태극기 응원을 하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그후에는 붉은악마의 성격이 달라진 이상 같은 응원을 펼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입력: 2007/02/13 [10:24]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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