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 실제나이는 숫자에 불과”
엇갈리는 배우 나이
 
조재원 기자
▲강수연    
지난 14일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열린 MBC ‘문희’의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들이 유쾌하게 자주 거론한 화두는 ‘나이’였다.

정웅인은 “사실 동생인데 오빠가 됐다”고 말했고, 박상민은 “정확하게 한바퀴가 돌아가는데 부부로 연을 맺었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배우의 실제 나이와 극중 나이가 엇갈리는 경우는 당연하게 허다하지만 ‘문희’의 사례는 그 정도가 한결 얄궂고 복잡해 눈길을 끈다.
 
먼저 ‘문희’ 강수연의 극중 연령은 29세다. 머리를 짧게 쳐 한결 앳되게 보이지만 불혹의 나이에 20대 여성을 연기한다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강수연은 극중 회상신에서 교복 입은 여고시절까지 ‘타임머신’을 탔다. 이에 대해 강수연은 “촬영하는 동안 나이와 관련한 부분이 내내 불안했다”면서도 “외모가 딱 18세 여고생처럼 보일 수 없겠지만 감성으로 그것을 표현하려 노력했다”며 여유있게 응수했다.
 
강수연의 상대역인 조연우는 극중에서 강수연과 29세 동갑내기로 나온다. 강수연과 조연우의 실제 나이차는 7세다. 한바퀴가 돌아간다는 박상면의 코멘트는 바로 부인 역의 김해숙을 겨냥한 얘기였다. 극중 6세 차이의 연상녀-연하남 부부로 나오는 김해숙과 박상면은 실제로는 양띠 띠동갑이다. 박상면은 “처음엔 김해숙과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는 게 여간 쑥스럽지 않았는데 어느새 대선배인 김해숙의 노련한 리드로 부부처럼 편안하고 따스한 눈빛을 주고 받게 됐다. 연말 연기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도 노려보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가하면 극중에서 ‘문희’ 강수연의 8세 연상 이복오빠로 나오는 정웅인은 실제로는 강수연 보다 5세 어린 동생이다.
 
그렇다고 ‘문희’ 출연진의 나이와 관련한 난맥상이 극에 대한 시청자의 몰입을 크게 방해할 것 같지는 않다. 연출자인 이재갑PD는 “배우한테 생물학적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전제한 뒤 “특히 강수연의 경우 폭넓은 연령대를 오가는 감정의 진폭에 연출자인 나도 깜짝 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변신 노력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으려는 연기자들의 노력은 베테랑 배우라 하더라도 예외가 아니다.
 
6년만의 드라마 외출인 ‘문희’를 앞두고 강수연은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한결 몸을 탱탱하게 가다듬었다. 현재는 나이가 들어보일까봐 체중이 더이상 줄어드는 것을 걱정하고 있을 정도로 촬영에 앞서 완벽하게 군살없는 몸을 만들었다. 누누이 천성이 게으른 편이라고 자신을 낮춰 평가했지만 요가, 필라테스 등 심신을 단련하는 일은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는 강수연의 동안 유지 비결은 오로지 운동이다.
 
실제 나이보다 젊은 40대의 한나 역을 맡은 김해숙도 난생처음 전담 트레이너까지 고용해 하루 3시간씩 땀을 흘리고 있다. 김해숙은 “그동안 운동하냐는 질문을 들으면 숨쉬기 운동, 먹는 운동 밖에 안한다고 말했었는데 매일같이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라면서 “그래도 슬슬 운동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웅인은 선하고 품격있는 표정을 만들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밝게 웃으면 보는 이들을 기분좋게 만들지만 무표정하게 있으면 다소 날카롭게 보이는 인상이라고 자신을 진단한 정웅인은 극중에서 이복동생인 문희를 감싸는 욕심없고 수더분하며 선한 ‘문호’역으로 변신하기 위해 클래식 음악 듣기, 욕 안하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등을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다. [e조은뉴스 기사제휴사=스포츠월드]
기사입력: 2007/02/20 [11:41]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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