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호가 하락에 급매물 소진
매수 상승세 판단은 무리, ‘1.11대책’ 입법이 변수
 
김훈기 기자
설 전후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 급매물이 잇달아 팔리고 있다. ‘1.11대책’ 여파로 매도호가가 떨어지자 급매물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붙고 있는 것.
 
강남구 개포주공, 강동구 고덕주공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는 ‘1.11대책’ 이전에 비해 10% 안팎까지 호가가 떨어진 매물을 중심으로 매수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작년 12월 이후 거래가 완전히 단절됐던 것을 감안하면 강남 재건축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이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는 10여 개 이상의 매물이 팔려나갔다. 평형별로는 1~2개 정도였지만, 11평의 경우 4~5개 정도가 소진됐다. 11평의 경우 12월 최고가보다 1억 원 정도 빠진 5억4000만~5억5000만 원 선에 거래됐다. 15평형도 최고가보다 6000만 원 정도 낮은 9억 원 선에 팔렸다.
 
인근 태양공인 관계자는 “12월 이후 매수세가 없었지만 2월 들어 거래가 늘고 있다”며 “두 달 동안 호가가 빠지면서 아파트값이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매수자들의 인식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포주공2단지도 최근 한 달 사이 2~3건 정도 거래가 이뤄졌다. 8평의 경우 최고가보다 2000만원 빠진 4억3000만 원 선에 팔렸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최근 한 달간 2~3건이 거래되었다. 설 직전 36평이 12월 최고가 대비 2억 원 이상 낮은 14억4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송파공인 관계자는 “36평의 경우 12월에 16억5000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줄곧 거래 없이 호가가 빠졌다”며 “10%정도 가격이 떨어지자 매수 대기자들이 빠르게 사들였다”고 전했다.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도 이달 들어 5~6건 정도 거래가 이뤄졌다. 16평은 6억3000만원에, 18평은 7억9500만 원 선에 거래됐다. 최근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 16평형도 최고가보다 6000만 원가량 가격이 내린 5억6500만원에 팔렸다.
 
인근 S중개업소 관계자는 “2월 중순 들어 매수자들이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를 접고 매수에 가담하고 있다”며 “다만, 거래가 활발하지 않고 추가하락을 기대하는 매수자들도 많아 대세 반등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2차는 최근 한 달간 2~3건 정도 거래가 성사됐다. 인근 K중개업소 관계자는 “1월 하순 경 거래된 35평은 저층이 11억 원 선에 팔렸다”며 “서초구 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비교적 평수가 크고, 투자수요보다는 실 수요층이 두텁기 때문에 급매물 출시가 적다”고 말했다.
 
이밖에 반포동 구반포주공 22평형은 지난해 말 보다 8000만 원 정도 낮은 10억 원 선에 거래됐다.
 
그러나 대세 반전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시각이 많다.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매수세가 많은 데다 대출규제나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당분간 매수 관망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 김충범 연구원은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이 ‘1.11대책’ 이후 호가가 크게 낮아진 매물이 출시되자 대기 수요자들이 매수세에 가담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거래가 일부 단지이고, 시장흐름을 반전시킬 만큼 매수세가 뒤따르지 않기 때문에 상승세라고 보기에는 다소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만, ‘1.11대책’ 입법화의 성패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조은뉴스 기사제휴사=프라임경제]
기사입력: 2007/02/26 [14:16]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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